경험 설명:
어린 나이에 소년 가장으로 가족의 생활을 위해 건축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일이다.
이른 아침 벽돌을 등짐으로 지고 공사중인 4층 건물 외벽에 지그재그로 놓여진 임시로 만든 지지대로 오르던 중 4층에서 벽돌과 함께 미끄러지며 아래로 추락했다. 이후 내가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고 얼굴까지 흰 천으로 덮여있었는데 바닥에 여동생이 주저앉아 통곡하는 모습을 보았다. 거의 동시에 공중으로 높이 올라가며 서울 시내 전경을 보면서 저만치 공항을 향해 착륙준비를 하는 여객기 안으로 들어가 승객들의 머리 위로 나르며 모습들을 살피고 조종석까지 두루 구경을 하다가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의 십자가상, 파리 에펠탑, 런던브리지, 호주 오페라하우스, 홍콩 등지를 상공에서 구경하였다. 어느 순간 눈 앞에 마치 영화처럼 영상이 보이는데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내가 행했던 모든 행위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배가 고파 남의 밭에서 무우를 몰래 훔치던 일부터 누군가에게 욕을했던 것, 길에 침을 뱉았던 것, 동생들을 때렸던 것 등등 행위가 눈 앞에 펼쳐질 때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애써 보지 않으려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광경을 보면서 잘못에 대한 참회가 뼈속 깊이 우러났었다. 마치 떠밀리듯?세찬 바람에 날려지듯 파스텔 톤의 짙은 안개 속을 정신없이 날려가 저만치 밝고 눈부신 빛같은 것에 도착하니 마치 어린 병아리 털같은 색에 둘러 쌓여 지극한 평화를 느끼며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말이 아니라 그냥 느낌으로 생각처럼 물으니 답이 느껴졌는데 어쩐 존재가 저쪽 어딘가에 있는 것은 알겠으나 보이지는 않았다. 내 몸도 형체도 없었고, 그저 온전한 평화 속에서 알 수 없는 음악같은 듣기 좋은 소리가 어디선가 울리고 있었다. 문득 동생들이 생각나 보고싶다는 느낌, 생각이 드는 순간 동생들이 살고 있는 움막에 갔고, 그들의 얼굴을 살폈는데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어디든 생각하는 동시에 그곳에 있었고 밝은 빛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느낌으로 알게 되었다.
어둠이 내린 창밖에서 폭죽이 터지며 황홀한 빛이 쏟아지는 광경을 보았다. 병원 침대였고 밖으로 나가 불꽃을 구경하려 했는지 기를 쓰며 침대에서 일어나려 애쓰다가 바닥으로 내쳐졌다. 온 몸이 뼈도 없이 흐느적거리는 상태였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 해도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차가운 바닥에서 얼마동안 지났는지 모르지만 누군가에 의해 다시 뉘여진 후에야 시체실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퇴원할 때 죽었다가 살아난 아이라고 모두에게 알려지며 부원장과 담당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마당까지 나와 배웅해주셨다.
집에서 쉬며 생활하던 중 거리를 다니면 사람들에게 감추어진 것들이 보였다. 그 사람이 품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어디가 아픈지가 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등 지나가는 사람들의 속이 보이는 것이 처음에는 재미있었으나 계속 보여지는 것이 힘들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직장생활에서 홍콩에 출장을 고참 직원 3명과 가게 되었는데 비행기를 탈 때부터 전에 돌아봤던 광경이라 익숙하게 안내를 해주었고 홍콩에 도착해서 호텔 바깥에 나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올 때 어느 건물 뒷길에 과일파는 수레가 있는 것을 기억해 찾아가 바나나를 한아름 사서 돌아올 때에 일행들이 놀라며 신기해 했던 일이 있다. 외국에 나가면 전에 돌아봤던 거리의 모습이 기시감이 들어 낯선 느낌이 없이 살았던 사람처럼 다닐 수 었었고, 지금까지도 사람을 보는 눈이 남다른 것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퇴직 후 지금은 삶과 죽음을 강의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사후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대중에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